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 준 역사의 인물 중에서 미국의 프랭클린 D. 루즈벨트(Frankiln D. Roosevelt) 前 미 대통령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는 1920년대의 대경제 공황 앞에서 절망에 젖어 있는 미국인들에게 계속 긍정적인 비전과 용기를 심어 주는 연설을 함으로써,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정신을 조성했다. 당시는 영국의 영향을 받아 자유 시장 경제 논리에 따라, 정부가 경제에는 간섭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었다.

1929년 말 미국의 경제를 강타했던 대공황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재난이었다. 뉴욕 시장의 주가는 폭락해 5일 만에 주식시장이 무너져 버렸다. 그 여파로 1930년 4백만 명이었던 실업자가 2년 후에는 1천 2백만 명으로 늘어났다.

1932년 대통령 선거에서 후버는 연방정부 차원의 구제를 거부하고 “위기가 곧 극복될 것이다”라고 큰소리쳤다.

그러나 상대 후보 루즈벨트는 “불행을 당한 사람들에게 원조하는 것은 자선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차원의 책임 문제로 정부가 펼쳐야 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에 당선된 루즈벨트는 1933년 3월 4일 대통령 취임사에서 ‘미국의 힘에 자신을 가지라’고 강조하며 이렇게 호소했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이다!”

루즈벨트의 강한 추진력과 환한 웃음에서 전신마비 상태의 미국 경제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던 미국인들은 대공황과 기꺼이 싸우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었고, 뉴딜 정책은 국민적 합의에 따라 추진되었다.

그러나, 엄청난 불황의 늪 앞에 루즈벨트는 케인즈의 경제 논리를 과감히 도입하였다. 정부가 시장 경제에 적극 개입하는 뉴딜(New Deal) 정책을 실시해 노동 시장을 창출하여 실업자를 구제하기 시작했다.

루즈벨트도 처음부터 해답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불경기를 타파하기 위해 그가 실행에 옮긴 여러 가지 안들이 실패를 거듭하면서 줏대가 없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정부가 실업자들을 위해 실시한 직장 알선 프로그램도 엉성했고 실패작으로 끝나는 것이 많았다. 그러나 루즈벨트는 어쨌든, 어떻게 해서든 절망에 빠진 국민들에게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메시지를 줌으로써, 심리적으로 '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국민들에게 심어 주기 원했던 것이다. 그는 입버릇처럼 "용감하고 끈질기게 뭔가를 시도하라. 만약 실패하면 다른 방법으로 다시 하라.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포기하지 않고 끝없이 시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적으로 미국 경제의 숨통이 트인 것은 2차 세계 대전 발발 이후였지만, 할 수 있다는 미국인들의 자신감을 닦아 준 것은 파이프를 물고 앉아 항상 여유 있게 웃고 있던 대통령 루즈벨트였다. 리더로서는 천부적인 단점이라 할 수 있는 소아마비 증상도 오히려 어려움에 있는 미국인들에게는 어떤 역경도 견디고 일어설 수 있다는 불굴의 정신과 자신감을 심어 주는 데 유익한 역할을 했다.

루즈벨트는 히틀러의 나치 독일에 의해 유럽이 전화에 휩싸이고, 일본이 진주만을 폭격하는 위기 상황에서 홀로 분투하는 영국을 지원하면서, 미국 전체를 군수 공장으로 가동시켜 파시즘의 확장을 제어시킨 일이다. 전화(戰禍)의 위기는 오히려 미국 경제를 불황에서 탈출시키고, 세계 최강의 경제 파워로 격상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뉴딜은 혼란이 초래된 자유방임적인 경제제도를 개혁하기 위해 자본주의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국가가 적극 개입하는 혼합 경제정책이다. 루즈벨트는 정부의 이런 정책을 설명하면서 지지를 설득하고 나섰다.

‘여러분의 돈을 다시 은행에 보관하는 것이 집안에 두는 것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루즈벨트의 설득력 있는 이 말 한 마디에 다음날 국민들은 인출이 아니라 예금하기 위해서 줄을 섰다.

루즈벨트의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애끓는 호소와 합리적인 설득이 좌절과 침체의 늪에서허덕이던 미국민의 불안과 염려를 낙관과 희망으로 바꾸어 놓았던 것이다. 그렇다! 지도자의 입술에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흘러 나와야한다.

“웅변의 목적은 진리가 아니라 설득이다”라고 마코레가 말한 것처럼 지도자는 그 무엇보다도 위기를 탈출하는 설득력이 비범한 화술을 지녀야 한다.

1944년 독일과 일본이 패망하기 전에 이미 루즈벨트는 유엔이라는 국제 분쟁 조정 단체의 조직을 계획하고, 전쟁 뒤 폐허가 된 유럽과 아시아의 재건설에 미국이 적극 나설 청사진을 계획하고 있었다.

다만 루즈벨트의 단점이 있다면(그리고 위기 관리 능력이 뛰어난 많은 카리스마적 리더들의 단점은), 자신의 능력이 너무 강한 나머지 다음 세대의 리더들을 키우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수록 그는 젊은 리더들을 견제하고, 양성하지 않았다. 그가 부통령으로 해리 트루먼을 임명한 것은, 외교 문제에 대해서는 트루먼이 전혀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집안 살림이나 잘 챙기라는 뜻이었다.

엄청난 위기 상황을 넘기고 나서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에 대한 지나친 과대 평가와 자기가 아니면 안 된다는 착각에 사로잡히기가 쉬운 것이 바로 이 위기 관리형 리더가 빠질 수 있는 함정이 아닌가 한다. 위기 관리 능력은 엄밀히 말해서 인간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가장 위대한 위기 관리 능력은 기도하는 무릎일 것이다. 당신도 위기가 닥칠 때 전능하신 그분 앞에 엎드려 성실히 기도하면 그 고난을 이길 수 있는 지혜와 명철과 힘과 자원을 공급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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